국내

구름 - 2

마리꽃사랑 2006. 8. 7. 13:01

궁남지 정자위에 하늘

 

 

 

 

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신 동 엽

 

 

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
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
하늘을 보았다 하는가.

 

 

 

네가 본 건, 먹구름
그걸 하늘로 알고
일생을 살아갔다.

 

 

 

네가 본 건, 지붕 덮은
쇠 항아리,
그걸 하늘로 알고
일생을 살아갔다.

 

 

 

닦아라, 사람들아
네 마음속 구름
찢어라, 사람들아,
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.

 

 

아침 저녁
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
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
볼 수 있는 사람은
외경(畏敬)을
알리라.

 

 

 

아침 저녁
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
티없이 맑은 구원(久遠)의 하늘
마실 수 있는 사람은

 

 

 

연민(憐憫)을
알리라
차마 삼가서
발걸음도 조심
마음 조아리며.

 

 

 

서럽게
아, 엄숙한 세상을
서럽게
눈물 흘려

 

 

살아가리라
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,
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
하늘을 보았다 하는가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