해바라기의 느낌(시&사진)

보리밭

마리꽃사랑 2006. 5. 1. 15:13

 

 

 

 

     보 리 밭


그 푸른 강물 속으론, 늘
성엣장 금가는 소리가 흐르고 있었다


정월 그믐치 눈 덮인 보리밭
땅의 살갖 뚫고 솟아오른, 그것은
욕망 넘어 일탈을 꿈꾸는 거역의 몸짓

망아지 같은 아들을 달고
아버지는 고랑마다 보리를 밟았다.


마음속 또 다른 뿌리 하나 솟아오르면
할아버지는 밭둑길을 서성거렸다

웃자란 보리싹은 밟아주어야 하나니

보리를 밟을 때면 귀가 맑게 트였다


밟야만 비로소 뿌리를 박는 보리
포드득 포드득
얼음 기둥이 부서질 때마다
새벽보다 정갈한 강물, 내려앉았다.

 

 

최영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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